개발자의 아틀리에
대기업 쇼핑몰 운영업무 7개월차를 맞이하며 본문
올해 4월달에 이직하게 된 가산에 있는 웹 에이전시는 집에서 30~40분거리여서 정말 좋았다.
사무실 분위기도 좋아서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근데 여기에서 날 뽑은 이유는 강남에 파견보내려고 뽑은 것이었다.
Vue때문에 뽑은 것인데, 대기업 쇼핑몰 모바일 웹/앱페이지가 vue로 리뉴얼 되어서
이제 그 구축팀은 빠지고 운영팀에 투입될 vue개발자가 필요해서 날 뽑았던 것이다.
처음엔 난 가고싶진 않았지만 본사 퍼블팀에서 내 앞에서 대놓고(내가 처음엔 스타트업에서 짤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다. 또 짤리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어서)
제이쿼리하면 되는데 뭐하러 vue하냐는 식으로 계속 얘기하기도 했고
대표가 내게 직접 vue를 써야하는 이유에 대해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하라고 했을때
아, 여기서 근무하면 내게 좋을게 없구나. 개발자로서의 커리어에 좋진 않겠다 라고 생각이 들어서
파견을 일찍 나가고 싶다고 얘기했고 본사입장에서도 그게 좋아서
4월 말에 강남으로 파견나가게 되었다.
집에서는 출근,퇴근 각각 1시간 반 정도 거리여서 하루의 3시간을 출퇴근으로 쓰고 있다.
내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준 사람은 프리랜서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충대충해줬다.
여기 모바일웹/앱 구조는 정말 불편하기도 하고 특이하게 되어있다.
모바일웹/앱 내용은 vue로 만들어져 있고 앱쪽은 네이티브로 감싸서 앱으로 보내는? 그런 구조이다.
안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 스튜디오/자바로 되어있고
ios는 xcode/오브젝트c랑 또 다른 언어인데 까먹었다.
아무튼 굉장히 이상하게 리뉴얼되어있다.
내가 왔을 당시엔 웹/앱 로그인에 대해 아무도 몰랐다.
개발팀장도 내 생각엔 그렇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고
전임자도 로그인에 대해 물어보니까 그냥 어디어디 자세히 한번보라고 하고
다음연락은 아예 받지도 않았다.
7개월이 지난 지금은 내가 정말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해 코드 구조를 파악하고,
여러가지로 개선도 많이 해놔서
사람들이 이제는 무슨 문제만 터지면 vue때문 아니냐는 무식한 소리는 웬만해선 하진 않는다.
그리고 요즘 드는 가장 큰 걱정은
여기에서 계속 있으면 내 개발자로서의 커리어에 좋지 않을거같다는 것이다.
개발팀장도 그렇게 잘해보이지는 않고
본사에서 주로 일하지만 가끔 여기 파견지로 와서 도와주는 과장은 어떻게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를정도로
실력이 영 아닌거같다.
내가 백엔드 전문은 아니지만 API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할때나 협업을 할 때 내게 오는 결과물들을 보면
대충 알 것 같다.
제대로된 사수가 없다는 게 정말 크다.
전직장은 그래도 20년차 개발자가 있어서 가끔 코드리뷰도 해주고 개선점도 알려주고 했는데
여긴 내가 vue 최고개발자다. 이제 갓 1년차가 된.
한마디로 이 직장에서 자바스크립트를 내가 제일 잘한다는 거다.
이 웹에이전시 사람들은 아직도 php, jsp, 제이쿼리만 있으면
평생 먹고살 수 있을줄 안다.
얼마전 회식 때 과장이 내게 vue만 하면 커리어에 좋지 않을거같다는 뉘앙스로 되려 걱정을 해주던데
속으론 어이가 없었지만 내가 그래서 node.js도 요즘 공부하고있다고 하니까
표정이 똥씹은 표정이었다. 그 표정은 내가 지어야하는데 ㅋㅋㅋ
어쩌면 반은 그들의 말이 맞다. 한국의 웹에이전시에서 평생 근무하고 은퇴를 할거면
php jsp 제이쿼리만 할 줄 알아도 아마 괜찮을 수 있다.
근데 난 여기 레벨에서 멈추고 싶지 않고 늦게 커리어를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빨리 성장해서 좀더 풍요롭고 넉넉한 삶을 살고 싶다.
아마 부트스트랩5버전인가부터는 제이쿼리를 아예 제외시킨다는데
그런것도 아마 모를 것이다. 여기 회사 사람들은.
아무튼 nodejs, 리액트 공부도 잘 해놔서
내년 연봉협상 때 많이 올려주지 않으면
바로 이직할 수 있게 준비해놔야겠다.
회사근무때는 별로 힘든 건 없는데
출퇴근이 너무 헬이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웹 에이전시에서... (0) | 2020.06.25 |
---|---|
기독교와 좌파는 같이 갈 수 없다 (0) | 2020.06.13 |